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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 & 이부장] '좌불안석' 비즈니스 매너
05/22/20  |  Views: 327  

"온 순서대로 앉죠" 거래처 팀장을 식당 문앞 자리에

'상석의 상식' 깨는 게 쿨한 건지…정말 모르는 건지…

'깔끔한 옷' 세대 차이

매너 가르쳐주려다 꼰대 될라…

자동차 부품회사에 근무하는 성 부장은 요즘 임원진이 참석하는 중요 행사나 회의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고교 시절 봤던 ‘학생주임’이 된 기분이다. 함께 근무하는 20~30대 직원들의 복장, 인사법, 전화 예절 등을 일일이 챙겨야 해서다. “약속시간에 절대 늦지 말고, 명함을 받으면 구기거나 접어선 안 된다”고 당부하고 나면 ‘이런 것까지 가르쳐야 하나’라는 푸념이 속으로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부하 직원들에게 아예 예의범절 얘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1990년 전후에 태어나 자유롭게 자란 후배들은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본 적이 드물다. 휴대폰 시대에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냈기 때문이다. 40대 이상이 기본적으로 체득한 비즈니스 예의를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기본 예의를 알려주는 일이고, 어디까지가 ‘꼰대질’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김상무 이부장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내가 먼저 왔으니…’ 접대자리에서 상석에

 

제조업에 근무하는 오 부장은 최근 거래처를 접대하는 저녁자리에서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일을 마치고 약속 장소에 갔더니 먼저 도착한 김 사원이 상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오 부장은 민망한 마음에 김 사원을 일으켜 거래처 쪽을 안쪽에 앉히려고 했지만, 거래처 쪽에선 괜한 분란을 일으키기 싫어 “괜찮다”고 한사코 사양했다. 그렇게 시작된 저녁자리에 오 부장 맘이 편할 리가 없었고 끝날 때까지 좌불안석이었다. 오 부장은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면 문과 먼 안쪽이 상석이란 사실을 다 아는 줄 알았다”면서 “거래처 사람들이 신사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 부장은 부서 저녁자리를 마치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신입사원 한 명과 함께 택시를 탔다가 술이 확 깬 사례를 얘기했다. 신입사원이 “제가 뒤에 탈게요”라며 냉큼 앞자리를 양보(?)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업무 때문에 함께 이동할 때도 가장 상석인 보조석 뒷자리에 먼저 앉는 후배들이 흔하다”고 전했다. 

‘깔끔한 복장’ 두고도 세대차 

한 대기업의 영업부서에서 일하는 박 상무는 최근 후배 사원의 복장 때문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다른 회사와의 업무 미팅 전날 박 상무가 “깔끔한 옷을 입고 나오라”고 20대 사원에게 말했는데, 다음날 당일 흰색 라운드넥 티셔츠에 재킷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박 상무는 “별다른 장식이 없는 밋밋한 티셔츠라 자기 딴엔 충분히 깔끔한 옷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나에겐 공식적인 자리에서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라 그렇게 나올지 몰랐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정 부장은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복장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읊는다. 조문차 상가에 함께 간 30대 직원이 발등까지 드러나는 양말인 ‘페이크삭스’를 신고 온 걸 본 적이 있다. 정 부장은 “페이크삭스를 본 뒤로 지나치다 싶어도 넥타이 색깔, 치마 길이 등까지 일일이 얘기한다”며 “혹시나 내가 없을 때 거래처에 결례를 범할까 걱정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했다. 

‘OB·YB’ 사이에서 ‘골치’ 

중간에 끼인 부장급은 직장 예의범절을 놓고 고민이 많다. 세세한 규범까지 당연시하는 윗사람들과 ‘뭘 그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라고 여기는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중견 제조기업에 다니는 이 부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부장은 과장 시절만 해도 회의실은 물론 엘리베이터에서도 상석과 말석을 따졌다. 회의실에선 창문이 있는지, 커피포트를 놓는 간이 테이블이 어디에 있는지 등에 따라서도 상석이 갈려 한동안 상황별 그림을 들고 다니며 자리 배치도를 외웠다. 이 부장은 “요즘 후배들은 세세한 규범을 지나친 형식주의로 보는 경향이 있어 자리 조율을 시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선배들은 ‘여전히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이 부장이 직접 회의실 자리배치까지 조정하는 ‘잡일’을 떠맡고 있다. 

외국계 IT 회사에 근무하는 김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도입된 재택근무 복장을 놓고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김 부장은 재택 회의를 할 때도 평소 출퇴근 복장을 한다. 반면 팀원들은 그렇지 않다. 팀의 막내는 모자가 달린 후드티를, 30대 대리는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화상 회의에 참여했다. 

김 부장은 “상무급 임원이 회의에 들어왔다가 나에게 ‘애들 복장 관리 좀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후 회의에서 단정한 옷을 입어달라고 공지했는데 후배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당황해했다. 

‘꼰대’ 취급받을까 걱정 

김상무 이부장들에겐 직장 예의범절 얘기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도 꽤나 골치 아픈 문제다. 일상적으로 지적하다 보면 쪼잔한 꼰대 취급을 받을까 싶어 꾹 참는 경우도 많다. 세대가 다른 부하직원들에게 과거 문화를 일일이 거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그냥 넘기기엔 마음 한쪽이 찜찜하다. 건설회사의 최 상무는 “고리타분한 윗세대 취급을 받더라도 후배들의 사회생활을 위해선 알려주는 게 맞지 않나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안 실장은 요즘 자식들에게 훈수가 늘었다. 직장에서 얘기하지 못하고 쌓아둔 예절 얘기를 집에서 풀어놓는 경우다. 그는 “젊은 직원들이 정말 몰라서 생기는 일이 다반사인 것 같다”며 “내 아들딸만이라도 직장에서 예의를 잘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괜히 자식들에게나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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